“각 부서 긴급출항 준비!” 모두가 깊은 단잠에 빠져든 고요한 새벽, 나는 지금 동해의 최전방 전진기지에서 긴급하게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. 오늘부터 딱 10년 전인 그날, 그도 아마 이랬을 것이다.
2002년 6월 29일, 전 국민이 월드컵의 열기로 한창이던 그때, 모두가 하나 된 함성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던 그 시간, 참-357호정의 병기사였던 고 황도현 중사는 서해의 전진기지에서 긴급출항을 했다. 그는 이 긴급출항이 그의 마지막 임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?
심상치 않던 북한의 경비정에 대응해 아군 고속정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대응했다. 그곳의 긴장은 조금의 힘만 가하면 끊어져 버릴 낚싯줄처럼 팽팽하게 유지됐다. 목덜미를 따라 흐르는 식은땀, 한 곳을 매섭게 응시하고 있는 살아 있는 눈빛, 필승의 신념으로 가득 메운 그의 생각, 이 모든 것은 제2연평해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.
북한 경비정과의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들의 선제 기습공격이 시작됐다. 이것은 명백한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행위이자 도발이었다. 무자비한 그들의 선제 기습공격에 맞서 참수리 357호정 용사들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당당히 응사했다. 그중에서도 고 황 중사는 22포에서 그의 맡은 바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.
포탄 몇 발이 오고 갔는지 모른다. 하지만 적에게 큰 피해를 줬을 그때, 고 황 중사의 머리로 적의 포탄이 날아들었다. 그는 방아쇠에서 손을 놓지 못한 채 끝까지 교전하다 장렬하게 전사했다. 모두들 대한민국의 월드컵 승리를 응원하고 있을 그때!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의 못다 핀 꽃 여섯 송이는 그렇게 우리의 곁에서 지고 말았다.
나는 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그의 이름으로 명명된 최신예 유도탄고속함 중 네 번째 함인 황도현함에서,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동해에서 주어진 조국 해양 수호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.
나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다.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해군의 제복을 입고 있다. 또 이곳에서 내가 완수해야 할 임무를 잘 알고 있다.
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. 대한민국의 가치관과 확고한 안보의식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시간이다. 요즘 세상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하고 있다. 하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확고한 대적관, 그리고 언제든지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필승의 의지다. 그 일은 동해 최전방에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는 황도현함이 앞장서서 해 나갈 것이라 다짐한다. 이에 오늘도 우리는 바다로 나간다. “출항!, 필승의 신념으로, 일전을 승리로!”
‘호국보훈의 달’ 독자기고
출처:국방일보 2012.06.07
전원식 중사 / 해군1함대 황도현함
“각 부서 긴급출항 준비!” 모두가 깊은 단잠에 빠져든 고요한 새벽, 나는 지금 동해의 최전방 전진기지에서 긴급하게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. 오늘부터 딱 10년 전인 그날, 그도 아마 이랬을 것이다.
2002년 6월 29일, 전 국민이 월드컵의 열기로 한창이던 그때, 모두가 하나 된 함성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던 그 시간, 참-357호정의 병기사였던 고 황도현 중사는 서해의 전진기지에서 긴급출항을 했다. 그는 이 긴급출항이 그의 마지막 임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?
심상치 않던 북한의 경비정에 대응해 아군 고속정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대응했다. 그곳의 긴장은 조금의 힘만 가하면 끊어져 버릴 낚싯줄처럼 팽팽하게 유지됐다. 목덜미를 따라 흐르는 식은땀, 한 곳을 매섭게 응시하고 있는 살아 있는 눈빛, 필승의 신념으로 가득 메운 그의 생각, 이 모든 것은 제2연평해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.
북한 경비정과의 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들의 선제 기습공격이 시작됐다. 이것은 명백한 정전협정을 위반하는 행위이자 도발이었다. 무자비한 그들의 선제 기습공격에 맞서 참수리 357호정 용사들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당당히 응사했다. 그중에서도 고 황 중사는 22포에서 그의 맡은 바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.
포탄 몇 발이 오고 갔는지 모른다. 하지만 적에게 큰 피해를 줬을 그때, 고 황 중사의 머리로 적의 포탄이 날아들었다. 그는 방아쇠에서 손을 놓지 못한 채 끝까지 교전하다 장렬하게 전사했다. 모두들 대한민국의 월드컵 승리를 응원하고 있을 그때!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의 못다 핀 꽃 여섯 송이는 그렇게 우리의 곁에서 지고 말았다.
나는 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그의 이름으로 명명된 최신예 유도탄고속함 중 네 번째 함인 황도현함에서,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동해에서 주어진 조국 해양 수호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.
나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다.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해군의 제복을 입고 있다. 또 이곳에서 내가 완수해야 할 임무를 잘 알고 있다.
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. 대한민국의 가치관과 확고한 안보의식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시간이다. 요즘 세상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하고 있다. 하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확고한 대적관, 그리고 언제든지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필승의 의지다. 그 일은 동해 최전방에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는 황도현함이 앞장서서 해 나갈 것이라 다짐한다. 이에 오늘도 우리는 바다로 나간다. “출항!, 필승의 신념으로, 일전을 승리로!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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